[사사로운 이야기]

"I'm sorry"
아이디 : admin     이름 : 이승호 leesh@kkucc.konkuk.ac.kr     번호 : 12     조회 : 754
게시일 : 2004-05-08 05:2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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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 sorry"

  아일랜드에는 우리와 비슷한 것도 많지만 아주 다른 것도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런 것이 처음에 나를 어렵게 하더군요. 시간이 차츰 흐르면서 하나 씩 익히기도 하고 무시하기도 하면서 살 궁리를 해 갑니다.

  아일랜드 사람들은 이말을 입에 달고 살더군요. 옷기만 스쳐도 '쏘리'가 아니라 옆만 지나가도 쏘리를 합니다. 물건을 사면서 조차도 '쏘리'를 합니다. 처음에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그러면서도 애들에게는 저런 겸손함을 좀 배우라고 다그쳤지요. 그러나 그 이면에는 뭔가가 숨어 있었습니다.
  그들이 쏘리를 즐기는 것은 겸솜함도 예의 바름도 아니란 생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배울 필요는 있을 것 같기도 하구요. 내가 누구에게 쏘리를 백번한다 한 들 뭔 손해 볼 건 없잖아요? 그러나 그 말을 들은 사람은 그게 아이리쉬건 코리안이건 싫지는 않을 것입니다. 아마도 그래서 그들은 쉽게 쏘리를 하는 모양입니다. 모르지요 또 다른 깊은 뜻이 있는지는. 그건 한 10년이나 살아야 알 것이구요.
  어제는 이곳의 아이리쉬 바에 갔습니다. 같은 연구실의 세비스찬이란 프랑스 사람이 있는데, 다제다능한 지라 부럽더군요. 그런 친구가 술 한잔 하자길래 거의 무조건 따라 나섰습니다. 그러고 간 곳이 아이리쉬 라이브가 나오는 바였습니다. 내 태어나 좁은 공간에 그렇게 사람이 많이 모인 것은 처음이었어요. 난리도 아니더군요. 모두가 손에 기네스를 들고 잘도 피해 다니더라구요.
  그러던 중 드디어 일이 벌어졌어요. 어떤 친구가 내 옆에서 기네스를 업지른 것입니다. 얼마나 미안했겠어요. 바로 이 때 "I'm sorry" 가 나와야 하지 않겠어요? 상황이 복잡하더군요. 나는 그를 지켜 보앗죠. 어떤 반응을 보일까 해서. 주변 사람들은 나를 감상하는 것 같더군요. 이 어울리지 않는 차림의 한국 사람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라도 기대하면서 말입니다. 그 친구는 그 말 대신, 저 친구가 팔을 쳤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여기서 "I'm sorry" 잘 못하면 세탁비를 물지도 모르기 때문이라 생각합니다. 여기서 "I'm sorry"는 실수를 인정하는 것이 되고, 그것은 자칫하면 돈이 들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돈 들 일에는 함부로 그 흔한 "I'm sorry" 하지 않습니다. 잘 못 어설프게 배워서 "I'm sorry"하고 다니다간 큰 낭패를 보겠더군요.
"I'm sorry" 잘 써야 하겠습니다. 그럴 일을 만들지 말아야지요.
얼마전 신문에 어떤 정치인이 "I'm sorry"했다고 칭찬하는 글이 있던데 왜 그런 것이 칭찬을 받는지? 그럴 일을 만들지 않아야 할 사람인데.

윗글 : 2004-05-08 21:15:54,   13번 글 바로보기,   첨부파일(channel.jpg, 69,745Byte)이 있습니다. [운하] Fort Augustus, Scotland
밑글 : 2004-05-08 05:10:21,   11번 글 바로보기,   첨부파일(castle1.jpg, 66,234Byte)이 있습니다. [성 城] Belfast ca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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