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이야기]

건강에 대한 생각의 차이
아이디 : admin     이름 : 이승호 leesh@kkucc.konkuk.ac.kr     번호 : 39     조회 : 1027
게시일 : 2004-06-15 06: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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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건강을 소재로 골랐다. 그렇다고 건강해지는 방법이라든지, 건강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우리가 건강에 대하여 갖는 생각과 이곳 사람들이 그에 대한 생각에 대하여 느낀 바를 이야기하려고 한다.

  얼마 전, 한국에서 43년을 생활하셨다는 신부님을 뵙 기회가 있었다. 무심코 이야기를 하더 중 바로 이 건강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같이 있던 막내에게 몇 시에 자냐고 물으셨다. 그래서 대강 12시경에 혹은 그것을 더 넘긴다고 하였더니, 아주 크게 놀라셨다. 심지어 큰일 났다는 표현까지 써 가시면서.
  우리 동네에는 조이스 마트라는 큰 슈퍼가 있다. 자주 들르는 편이지만 가끔은 10시를 넘어서도 가게 된다. 다행이도 마치 나 같은 사람을 위하기라도 하 듯, 11시에 문을 닫는다. 어느 날은 막내를 대리고 같이 그곳을 들른 적이 있다. 그 때 마주치는 사람들의 눈길이 이상하였다. 모두 나를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하는 듯한 눈치였다. 후에 알고 보았더니 밤 10시를 넘어서 애들이 밖에 나가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고 한다.
  막내가 학교에 가서 하품을 하였더니, 모두 피곤하냐고 관심을 갖고, 그 선생님은 우리 보러 애가 너무 힘든 것 같다고 일찍 대리고 가라고 까지 주문을 받았다. 막내는 여기서도 한국에서처럼 생활하고 있다. 즉, 밤에 내가 들어갈 때까지 기다리고 다시 놀다가 자고, 아침에는 학교에 가고.
  시간이 좀 흐르고 보았더니, 내가 애를 위해서 크게 잘 못하고 있는 것이었다. 애들은 10시 이전에 재워야 한다. 그래야 애들이 건강하게 크고, 다음 날 학교에 가서 하품도 안하는 것이었다. 아빠로 솔선수범하여 애 건강을 해치고 있는 것이었다.
  결론부터 이야기 하면 간단하다. 그간의 나의 생활과 이곳의 생활을 비교해 보았더니, 건강에 대하여 크게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었다. 우리는 입과 말로 건강을 지킨다면, 이들은 행동으로 건강을 지키고 있었다.
  우리는 건강에 좋은 것이라면 무엇이든 먹는다. 그것이 개구리이던, 지렁이던, 그 밖에 무엇이던지 가리지 않고. 그런 사람이 밤이 새도록 술을 마시기도 한다. 그런데 그 두 가지 행동은 엄청남 모순이다. 지렁이 먹고 건강이 좋아질 지언 정, 밤새도록 먹어 덴 술은 그 몇 배로 건강을 빼앗아 간다.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모두 잘 알고 있다. 다만 행동을 그렇게 하고 있을 뿐이다.
  이 사람들은 나 몰래 개구리를 먹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런 이야기는 듣지 못하였다(뱀이 없다는 것으로 보아 개구리도 없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가 하면 이들은 적어도 나처럼 술을 마시지는 않는다. 어쩌다 그런 사람이 있다 하여도, 역시 어쩌다 있을 수 있는 행동이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일주일에도 몇 번씩이 아니라.
  이 사람들은 주말을 거의 쉰다. 우리는(적어도 내가 아는 사람들) 그렇지 못하다. 주말에도 일을 한다. 그러기 때문에 이들에겐 스트레스를 풀고 새 주를 시작할 기회를 갖지만, 우리는 그 스트레스가 누적된 상태에서 새 주의 아침을 맞는다. 그러기 때문에 월요병에 걸리기 십상이다. 주말이 이들은 가볍게 동네에서 운동을 한다. 가족과 혹은 동네의 클럽에서. 여기에 와서 받는 질문 중에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은 운동에 대한 것이다. 무슨 운동을 즐기냐고 할 때는 안 되는 영어에 한 참을 고민해야 한다. 그것은 나만 겪는 것이 아니라 우리 가족 대분이 그렇다.
  아무 것도 아닌 것이라고 믿고 싶을 지도 모르고, 무조건 남의 떡이 커 보이는 것이라고 할지도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한국에서의 나의 건강이 늘 우려되었다는 사실이다. 그렇다고 지금 아주 건강해진 것도 아니다. 그러나 여기 방식으로 건강해지려는 편이 낳겠다는 생각을 굳혀가고 있다. 그래서 가능한 주말에는 스트레스를 받지 않으려 하고 있다. 그리고 술을 한국식으로 마시려고 하지 않고 있다. 물론 주변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로. 마지막으로 운동을 하려고 하고 있다. 이 세 가지는 지키기 쉬운 것이다. 아마도 내년 2월 한국에 들어가는 비행기에서는 덜 숨을 몰아쉴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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