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이야기]

아일랜드에서 이라크 소식을 들으면서 한 마디
아이디 : admin     이름 : 이승호 leesh@kkucc.konkuk.ac.kr     번호 : 47     조회 : 1146
게시일 : 2004-06-27 04:0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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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나라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요즘에는 하고 싶은 말도 많고 그러고 싶은 사람도 많을 텐데, 나까지 끼려니 민망합니다. 그러나 언젠가 때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이왕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한마디만 하고자 합니다. 너까지 나서냐고 하지 말고 그냥 보아주기 바랍니다. 그래서 오늘은 아일랜드에서 이라크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고국의 모습을 보면서 한 마디 하고자 합니다.


  요즘 한국 신문을 보면 '무정부'라는 단어가 적지 않게 등장한다. 아닌게 아니라 가끔은 한국을 떠나 있는 입장에서 보면 '내가 여기서 어떤 일을 당하게 되든 과연 정부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을 까?'하는 의구심을 여러 차례 가져보았다. 물론 그런 이야기는 한국에 있을 때에도 여러 경로를 통하여 듣기도 하였다. 대부분 외국 여행을 하다 대사관 신세를 지는 일이라도 생기면 유쾌해 하는 사람보다 그 반대의 경우가 많다고 한다. 실제로 내가 프랑스에서 겪은 일인데, 차를 타고  조금만 가면 ****(나라 이름)이니 그곳 대사관으로 가는 것이 좋겠다고 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분명 그 일이 발생한 것은 프랑스인데, 자기네가 갈 수도 없고 귀찮으니 옆 나라 대사관으로 연락하라는 것으로 이해하면서, 앞의 생각을 지울 수 없었던 기억이다.

  이곳에 와서 내가 겪은 하나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운전 면허 때문에 대사관을 찾았다. 처음 가는 길이라 승용차를 타고 대사관을 찾는 것이 쉽지 않았다. 충분한 시간을 두고 출발하였으나 겨우 퇴근 시간 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그러는 중 하나의 일이 기억에 남는다.
  대사관 찾기가 힘들어 전화를 하였다. 내가 당시에 서 있는 곳은 영국 대사관 앞이며, 그곳은 한국 대사관에서 5분 정도 이내의 거리이다. 그런데, 잘 모르겠으니 영국 대사관에서부터 한국 대사관 까지의 길을 안내해 달라고 하니, 영국 대사관은 모르겠다, 대신 미국 대사관을 찾아라, 그러면 거기서 부터 안내해줄 수 있다는 대답이었다. 여기서 두 가지 생각을 하였다. 아일랜드에서 영국 대사관은 아마 우리나라에서 일본 대사관보다 더 중요한 장소일 것이다. 그런 영국 대사관의 위치를 모르는 사람이 한국 대사관의 직원이라면 과연 국익을 위해서 기여할 수 있을 까? 그리고 왜 미국 대사관을 찾으라고 하는가? 우리 대사관에서 한국을 알리기 위해 조금만 노력을 기울인다면, 더블린 시민들이 한국 대사관의 위치도 알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미국의 식민지 국가도 아닌데. 불행하게도 한국 대사관을 아는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대사관 1키로 미터 이내에 접근하였을 때 경찰이 차로 다가와서 무슨 문제가 있냐고 친절히 묻더니 나에게 길을 알려주었다. 참고 그 순간 난 대사관 직원과 길을 찾기 위한 통화를 하고 있었고, 역시 같은 대답을 듣고 있었다.
  어떻든 그 경찰의 안내로 대사관을 찾았고, 내 일을 볼 수 있었다. 순간 순간 열 받는 일이 많지만, 약자라는 생각에 꾹 참아가면서. 나올 때 대사관 직원이 친절하게 주소까지 적힌 쪽지를 넘겨주면서 내가 준비한 서류를 그곳으로 가지고 가라고 하였다. 속으로 이렇게 친절한 면도 있구나 하고 생각하였다. 나는 골웨이에 살고 있는데, 더블린까지는 도시 입구에서 입구까지의 거리가 약 220KM이다. 그런데 쪽지에 적히 주소에는 골웨이가 없고, 약 120KM거리에 있는 리머릭과 150KM 거리인 슬라이고만 있었다. 불행하게도 골웨이서는 이 일을 볼 수 없으니, 둘 중 알아서 편한 곳으로 가라는 것이 그 직원이 친절한 설명이었다. 그 때 왜 알라서 가라하냐고 궁실렁 거렸지만, 후에 참 다행으로 여겼다. 어디로 가라 했으면 그리로 갔을 것을 그러는 바람에 생각을 하게 되었다. 어디로 가야 할지.
  그러다 골웨이 시청으로 갔다. 가서 물어보려고. 어디로 가는 것이 좋은 지를. 그런데 아주 의외의 답이 나왔다. 여기서 하라는 것이었다. 순간 대사관에 전화하여 마구 욕을 해주고 싶었다. 그것이 이 이야기를 오늘 까지 참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 때 하면 아주 욕을 할 것 같아서. 이게 우리 대사관의 현 주소이니, 과연 나는 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까 하는 생각이 여전하다.
  그런 사람들이 동포를 위해서 무엇을 할 것이며, 국익을 위해서는 무엇을 할 것인가? 여기서 리머릭이나 슬라이고를 다녀온다면 완전히 하루를 소비할 것이다. 그 시간과 경제적 비용. 너무도 어처구니 없다. 대사관 직원들이 그런 정도의 정보도 모르고 있는데, 아마 AP에서 우리 대사관으로 전화하면 뭐라고 대답할지?(신문에 보니 왜 AP는 대사관으로 문의하지 않고 외교부로 햇냐고 하길래 하는 소립니다)
  사소하게 생각하면 아주 사소한 문제이지만, 이것이 오늘의 우리 국가의 모습을 세계 만방에 보여주는 대로를 만들엇다고 생각한다. 우린 너무도 큰일에 관심을 갖는다. 그러나 그런 사소한 일들이 동포들은 그리워 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어는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사람의 식구가 말하길, '외국에 나가 있으면, 한국에서 오는 손님들 접대하느라고 정신을 못 차린다'고 하더라는데, 왜 그 사람들 접대로 시간을 다 버리는지요? 그것이 국익에 어떤 도움을 준다고.
  아마도 동포들이 바라는 것은 사소하지만 살아가는데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이 그리운 것은 아닌지?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나는 그런데. 내가 골웨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잘 못된 정보 때문에 슬라이고나 리머릭을 가지 않는다면, 나는 그 시간에 조금이라도 국익에 도움되는 일을 할 수 있는데. 그것도 대사관에서 준 정보라 철썩같이 믿어야 할 텐데. 그들은 누구의 돈으로 누구를 위해서 자리하고 있는지? 혹시 월급이 적어서 그러는지?
  갑자기 돈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영국에서 월 4000파운드 넘는 돈을 받는 사람이(그것도 세금은 회사에서 다 내주고), 쥐꼬리 같아서 쓸 것이 없다는 소리를 들어서 하는 소리이다. 그렇게 큰 쥐꼬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같이 영국(이웃)에 사는 사람이 그 분에게 그런 생각을 하더군요. 과연 4000파운드 짜리 일이나 하고 있는지? 분명 대사관 직원들은 한국에 외교부 직원보다 더 월급을 받을 것이다. 그 돈은 나를 포함한 우리가 꼬박꼬박 내고 있는 세금에서 나온 것일 것이며, 그런 혜택을 주는 이유는 국익에 도움되라고, 동포들 보살피라고 하는 것일 것이다. 제발, 이제부터라도 아쉬워 하는 사람들에게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다른 나라 대사관에서는 어떻게 국익을 위해서 일하는 지도 좀 관심을 갖어보던지.

  갑자기 학교에 들렀다 이런 글을 쓰려니 잘 이어지지도 안는 군요. 나는 이 내용을 세상이 조용해질 무렵에 우리 외교부와 더 높은 곳이라도 찾아서 다시 올리려고 합니다. 그 사이에 아일랜드 대사관 직원이라도 혹시 이글을 보고 그 때 일을 내게 사과한다면 다시 재고해 볼 수도 있지만.

윗글 : 2004-06-29 04:56:42,   48번 글 바로보기,   첨부파일(cloghan.jpg, 58,295Byte)이 있습니다. Cloghan Cast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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