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로운 이야기]

우즈벡에서의 일을 정리하면서
이름 : 이승호     번호 : 74     조회 : 1810
게시일 : 2006-08-28 21:09:23

이제 우즈벡과 관련된 일을 어느 정도 정리하였다. 그러니깐 도착 후에 개강 전에 마무리하였으면 하는 것까지 정리되었다.

그러면서 잊혀지지 않는 몇 얼굴이 떠오른다. 우선은 부하라에서 히바로 가는 길에서 만난 아이의 모습이다. 거리가 멀다하여 차를 세워주지도 않았고, 지도에 지명이 표시되어 있지도 않았다. 솔직히 어디가 어디인지 잘 알지 못하면서 차를 달렸다.
그러던 중 유르따가 눈에 띠었다. 차를 무조건 세워달라고 부탁하였다. 단 1분이라도 좋으니 사진 한 장만이라 찍자고. 겨우 3분을 허락 받고 내렸다.
차가 섰을 때, 두 개의 유르따에서 한 어린이와 아주머니가 차를 향하여 달려왔다. 그런 오지에 큰 버스가 들이닥쳤으니 당연히 그럴만 하였다.
난 아무 생각없이 사진만 찍었다. 그러고 차를 타려는데, 그 소년은 떠나지 않고 우릴 바라보고 있었다. 아주 실망스런 표정으로......
난 뭔가를 줘야 한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나에겐 불행하게도 줄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었다. 단 아무것도.
그 소년을 그냥 돌려보낸 것이 너무 가슴에 남는다. 일행 중 누군가가 작은 사과 3개를 건내줬을 뿐이다. 그것을 받아든 그 밝아지는 그의 표정이 너무도 선하다. 다음에 우즈벡에 간다면 그 유르다를 꼭 들리고 싶다. 지난 일을 사과하면서 사과가 아닌 뭔가를 건내고 싶다. 그 때까지도 그 유르따는 남아 있을런지?

다음은 모이낙에서였다. 사실 히바에서 누쿠스로 가는 길에 '만약 내년에 온다해도 누쿠스까지는 가지 말아야지'를 몇 번이고 되새기면서 누쿠스로 향하였다.
그러나 호텔 도착부터 그 마음은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였다. 다음날 아무 생각없이, 전 날밤의 즐거웠던 기억을 회상하면서 사막을 달렸다. 4시간 가까이. 그리고 마주친 모이낙. 그냥 황무지의 작은 마을로 보였다. 이곳이 60년대까지는 큰 항구였다 한다.
먼지를 날리면 달리는 차를 쫓아오는 아이들! 그들의 모습 또한 잊을 수 없다. 거의 목숨을 걸다시피하고 쫓아오는 아이들.
사막과 다름없는 곳에 차를 세웠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쫓아왔던 아이들. 그들의 모습이 떠나질 않는다.

내년에 그곳에 간다면 뭔가 그들에게 줄 선물을 준비하고 싶다. 그들은 풍선이 아닌 맛 있는 것을 기대하고 있을 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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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 2006-08-28 21:09:23,   74번 글 바로보기 우즈벡에서의 일을 정리하면서 1810   2006-08-28 이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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