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기후&문화 산책 ::::

  삼년 반 쯤 전, 『아일랜드 여행지도』를 마무리하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그 중 1년 정도 살았던 남의 나라 이야기를 책으로 엮었으면서 ‘어떻게 우리나라 책은 한 권을 못 내나’하는 생각이 가장 컸다. 아일랜드에서는 고작해야 7만km 정도를 달린 것으로 책을 만들었는데, 우리나라에서는 내 손을 거쳐 간 차만 해도 몇 대인데 그런 일을 못하나. 그러면서 ‘우리나라가 참 크구나!’ 하는 것으로 위안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크다는 것은 핑계일 뿐이고, 여전히 위안이 되지 못하였다. 우리나라를 다루는 많은 책이 나오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내 수준에서는 답사도 할 만큼 하였고. 고민 끝에 그로부터 1년 반 정도를 보내고 마음을 다시 고쳤다. 화면에 빈 문서를 띄우고 자판을 하나씩 두들겼다. 그 동안 답사한 것을 정리하자고 시작하였다. 목차를 구성하였다. 그러고 나니 아일랜드 책이 그랬듯이 곧 끝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항상 시작이 반임을 신봉하고 있다. 집에서도 그렇고 학교에서도 그렇게 이야기 한다. ‘시작이 반이라’고. 그렇지만 어려움도 끼어들었다. 『기후학』을 사이에 넣어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좀 여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기후학』을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러면서 이 책의 원고가 중단되었다. 내가 싫어하는 일의 하나이다. 습관적으로 하던 일을 멈추고 다른 일을 못한다. 그러다 보니 원고의 앞과 뒤가 크게 달라보였다. 그래서 아일랜드 책만큼이나 원고를 많이 뜯어고쳤다. 그 결과가 이 정도라면 독자들은 욕할지 모르겠지만, 나의 능력이라고 이해하여 주길 바란다.

  나는 우리나라의 기후 중 계절변화가 있다는 것과 지역 차이가 있다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한국의 기후]라는 과목에서 내내 그런 이야기만 이끌어간다. 이 책에서도 그러고 있다. 결국 그 두 가지만을 이야기 하고 있다. 책 이름에 거창하게 문화가 들어갔다. 이 자리를 빌어 문화를 공부하는 분들께 사과드리고 싶다. 학부에서 배웠던 문화에 대한 정의(생활양식의 총체)에 충실한 생각이라 이해하여 주실 바랄 뿐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문화란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바로 그런 것이다. 생활 모습. 그것을 문화로 이야기 하고 있다. 물론 우리나라의 생활양식을 다 소개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기후와 관련된 것 중 아주 일부를 이야기하였을 뿐이다.

   이런 부족한 것 모두는 내일을 위하여 남겨 두었다고 좋게 헤아려주길 바란다.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이다. 이제부터 독자 혹은 선, 후배께서 따끔하게 꾸짖어 주시면 겸허히 받아서 모두 반영할 수 있는 능력을 쌓아가려고 한다. 『기후학』 3쇄를 찍으려고 보니 출판사에 미안할 정도로 고쳐야 할 것이 많았다. 모두 독자들이 지적하여 준 것이었다. 너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다. 이 자리에서 그렇게 할 수 있도록 고쳐주는 독자들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

  • 프롤로그
  •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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